어느 날 갑자기 깻잎 전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겉절이가 당겼어요.
날씨가 풀리면서 김장김치가 입에 물리기 시작했는지, 상콤한 겉절이가 먹고 싶어 졌습니다.
그렇게 엄마가 준 배추가 한통 생각이 났고 바로 버무렸죠.
손이 큰 저는 무려 한 접시나 버무렸는데 너무 맛이 좋았고, 깻잎 전이 아닌 겉절이에 막걸리 한통을 다 먹었습니다.
그 뒤로 몇 번을 버무려 겉절이 몇 접시를 먹고 또 먹었죠.
신랑은 그게 입에 맞았는지 출근할 때도 싸달라고 해서 한통 크게 싸주기도 했습니다.
제가 만들었지만 그동안 했던 겉절이보다 훨씬 맛있었습니다.
준비하기
배추는 툭툭 칼로 쳐내듯이 잘라야 겉절이 맛이 또 나죠. 손을 조심하며 칼로 툭툭 쳐냅니다.
그리고는 적정량의 끓는 물에 소금을 녹여주세요. 그 뒤에 찬물을 넣어 온도를 식혀준 뒤 배추위에 뿌려줍니다.
한 번 두 번 배추를 섞어준 뒤 절여주는데, 배추 줄기가 손으로 휘었을 때 잘라지지 않을 정도로 절여줍니다.
김장김치가 아닌 겉절이임을 잊지 마세요. 굳이 짜게 절이지 않아도 되며, 밥 없이 먹어도 맛있어야 합니다.
양념
작년 겨울에 집에서 설탕을 없애버렸습니다.
사과잼을 만들며 설탕을 넣고 그 뒤로는 설탕은 우리 집 조미료에 없습니다. 대신 대체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먹고 있는데,
그걸 넣고 겉절이를 할까 하다가 사과잼이 문득 생각이 나서 겉절이에 넣었습니다. 시나몬을 넣고 만든 사과잼이 아니라 가능했습니다.
김치에 갈아 만든 배도 넣고 사이다도 넣고 만드는 것은 이미 알고 있어서 사과잼이라고 넣으면 안 될 이유도 없겠어서 넣기로 결정했죠. 그게 맛의 비법 아닌 비법일 줄은 몰랐습니다.
설탕을 넣는 것보다 훨씬 깊은 단맛같이 느껴졌고, 잼의 점도로 인해 고춧가루도 배춧잎에 골고루 붙어있는 듯합니다.
많이 넣지는 않았지만 왠지 설탕을 넣은 것보다 맛이 좋았어요. 고춧가루나 배추의 맛이 더 강하기에 사과잼맛은 전혀 나지 않습니다.
양념은 고춧가루, 새우젓, 멸치액젓, 사과잼, 다진 마늘, 파 혹은 부추, 통깨, 참기름 혹은 들기름입니다.
사과잼이 있으니 넣었지만 딸기잼은 넣으면 안 될 것 같고, 다른 잼은 넣어보지 않았어요. 설탕으로 대체도 가능합니다.
분량은 사실 개인마다 간도 다 다르고 짠맛, 단맛의 선호도도 달라서 따로 표기하지 않습니다.
엄마들이 늘 말하는 적당히 넣어주세요.
마침글
요즘 배추가 워낙 싸서 한통 혹은 알배추를 구입해서 대충 버무려먹어도 맛있습니다.
김장김치에 지치셨다면 한번 버무려 보세요.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