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기였는지는 몰라도,
인터넷에서 "밥솥으로 만드는 초간단 계란빵"을 본 적이 있다.
밥을 해야하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밥은 안하고 계란빵을 만들기로 했다.
늘 그렇듯,
레시피를 보고 계량을 하고 음식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냥 무슨재료가 들어가고 무슨과정을 거치는지 한번 쓱 훑어보고 만든다.
난 베이킹을 하지 않는다.
그 계기가 있는데, 처음 만들었던 쿠키와 마들렌에 들어가는 버터와 설탕량을 보고 기겁을 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원래 빵도 즐겨 먹지 않는다.
그런게 이 빵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
그냥 너무 쉬워보여서..
신랑한테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들어가는 재료는
계란, 소금, 설탕, 전분
이게 끝이다.
사용중인 밥솥은 10인용이다. 이왕 만드는 거 도톰하게 만들어보자 하고 계란을 6개를 사용했다.
머랭을 칠거라 스텐보울은 필수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거품기는 머리가 좀 큰 놈이면 좋다.
그러면 머랭이 잘 쳐지기 때문이다.
거품기가 있으면 짱 좋다.
먼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하여 흰자만 스텐보울에 담은 후에,
머랭을 칠 준비를 한다.
머랭을 한번도 쳐 본적이 없고,
티비에서만 봐 왔던 지라, 이게 정말 잘 되고 있는 건가 싶었다.
머랭을 잘 쳐야 부드러운 느낌의 빵이 나온다는 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팔인 듯 내팔 아닌 팔이 되도록 겁나게 거품기를 한쪽 방향으로 돌려 준다.
흰자를 일단 거품기로 한쪽방향으로만 쳐 주면서 설탕을 넣어주는데,
한번에 우루루 넣어줘도 되고,
나눠서 넣어줘도 된다.
보통의 비율은 흰자: 설탕 = 2:1로 한다고 한다.
설탕통에서 나는 다이렉트로 우루루 나눠 넣어줬으니 난 역시 비율을 모른다.
그져 내 입맛에 맞는 단맛이 날때까지 넣어주었다.ㅋㅋㅋ
찬 곳에서 해야 머랭이 잘 나온다 해서 뒷베란다에 쪼그려 앉아서 쳐주기를 10여분..
아 이제 숨이 멎을 것 같다.
창피하게 계란빵 만들면서 숨질 수 없으니 그만하자.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만..
부들부들. 힘이 들어 사진 촛점도 나가게 찍고..
이만하면 됐다 싶어서 멈춘 머랭치기. 이렇게 완성.
뿔이 뽁! 하고 세워지는 것 같으면 그만 해도 된다.
그리고 한켠에 노른자만 모아 둔 그릇에 전분 한숟갈, 소금 1/3숟갈을 넣고
노른자를 겁내 풀어준 후,
머랭을 친 그릇에 넣어서 살살 한쪽 방향으로 머랭이 꺼지지 않게 섞어 준다.
노르스름한 색깔로 변한 머랭.
이제 우루루.. 밥솥에 넣어준다.
밥솥에 혹시 붙진 않을까 버터를 발라줄까, 오일을 좀 발라줄까 하다가,
안붙겠지 싶어서 그냥 반죽만 넣었다.
어디서 또 본 건 있어서 공기방울 생길까봐 밥통을 탕탕쳐서, 반죽이 고루 깔리게 한다.
밥솥에 있는 영양찜(울집은 20분코스)으로 한 번 돌리고, 가운데 부분을 젓가락으로 찔러봤다.
아직 계란물이 묻어나는 것을 보니 덜 익은 듯.
그래서 다시 영양찜(20분)코스를 한번 더.
그렇게 완성 된 계란빵이다.
뭐지? 이거 파이인가? 그냥 계란찜인건가.? 싶었다.
에라 모르겠다.
종이호일을 깔고 뒤집어 버렸다. 다행히 붙는 것 없이 잘 떨어졌다.
참 못생겼다.
반죽 집어 던진 것 같은 비쥬얼. ㅎㅎㅎ
색은 참 곱게 나온 듯했다. 하하하.
향이 그럴듯 하다. 손에 묻어나는 기름기도 없고,
손으로도 느껴지는 부들부들함과 촉촉함이 있다.
잘라서 단면을 보았다.
어머.
이빵은 대박입니다.
손으로 하나 집어보니 정말 괜찮다 이녀석..
신랑은 직접만들었다니 놀라워했고,
밀가루가 하나도 안들어갔다하니 또 놀라워했다.
사실 만드는 과정을 못 본 신랑보다.
직접 만든 내가 더 놀라웠다.
달달 부들부들 촉촉한 카스테라 느낌의 빵이 되었다.
와우.
꿀맛.
그리고 내 팔뚝엔 파스를 붙였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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