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드라마를 안보는데,
예전에 즐겨 봤던 드라마가 있다.
바로 응답하라 시리즈.
그 중에 1988이다.
내가 88년에 7살이였는데
어렴풋하게 이것저것 기억이 난다.
그냥 내용을 보지 않아도 사는 모습, 그 환경들만 봐도 빠져들게 되었던 드라마.
흔한 재벌의 이야기도, PPL도, 불륜의 이야기도, 성형에 빠진 듯한 여배우들도 없다.
그래서 가볍게 보게 되면서,
그 추억에 빠지게 되는 드라마.
뭐 암튼.
나는 급식세대도 아니고, 도시락세대였다.
엄마가 최고로 신경 써 준 반찬은 고기반찬 외에 소세지나 동그랑땡. 계란말이정도였다.
어릴 땐 먹었지만, 크고나선 잘 안먹게 된 그 반찬.
가끔 김치찌개식당에 가면 밑반찬으로 나와야나 볼 수 있는 반찬인,
소세지 부침을 해보기로 했다.
650g 짜리 긴 방망이 같은 소세지를 하나 사와서
부치기로 했다.
소세지는 바로바로 부쳐서 먹는게 꿀맛이다. 한끼분량만 썰어봤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소세지는 햄이 아니라, 햄모양을 한 어육살이다.
즉 어묵이라는 뜻이다.
옛날 스타일로 계란과 파를 준비했다. 가위로 대충 썬 파도 투하하고,
소세지에 간이 되어있으니 소금은 따로 더 넣지 않았다.
계란을 잘 풀어서 소세지를 듬뿍 담궈서 팬에 올린다. 그냥 대충대충.
반찬으로 브로콜리도 데쳤는데 따로 접시에 담지 않고, 소세지 옆에 마치 가니쉬처럼 담아뒀다.
담음새도 과거로 돌아가버려~
후폭풍으로 짠 맛과 인위적인 맛이 입안에 맴돌지만, 옛생각이 나는 맛이다.
이 소세지가 뭐라고..
새벽녁에 일어나서 졸린 눈 비비며
내 도시락을 6년이상 준비해 줬을 엄마 생각이 났다.
지금이야 이 소세지가 더 이상 맛있는, 신나는 반찬은 아니지만,
그땐 엄마가 나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신경써서 준비했던 반찬이였지 싶다.
누군가를 위해서 따듯하게 준비하는 밥 한끼가.
먹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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